
바느질을 하고 있는 이 순간이 좋아.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으며, 하고 있는 일 자체에 만족감을 갖고 있는 수예작가인 카와노의 평범한 일상속에 불어닥친 폭풍우. 이혼후 친정으로 돌아와버린 언니 하나노와 그녀의 딸 코코미의 난입으로 평화롭던 나날이 깨어지게 됩니다. 갑작스럽게 흉흉해진 집안 분위기와 한창 뛰놀나이인 코코미의 놀아줘~ 공격에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 상황. 이러한 변화에 힘들어진 카와노입니다만, 싫은 소리 못하는 성격과 책임감. 그리고 소심함때문에 이런 변화를 순응한 채 카와노는 하루하루를 살아가죠. 게다가, 코코미의 보육원에 들르다가 만나게 된 전 남친인 사쿠라와 결별원인을 제공했음에도 천연덕스럽게 그와 함께 있는 유우카와 얽히면서 뭔가 뒤숭숭하고 끌려다니는 일상을 보내는 카와노의 이야기가 그려진 작품입니다.
어째 시종일관 괴롭힘 당하는 카와노의 수난일기같이 설명했지만, 사실은 따뜻한 육아물 스타일의 가족물이예요. 카와노의 시선과 코코미의 시선. 코코미의 천진난만함에 카와노는 이래저래 휘둘리게 되지만, 실질적인 모자관계는 아니면서도 어느 누구보다도 훌륭한 모자관계처럼 보이는 마음의 교감이 평범하면서도 편안하달까요? 이제 막 시작인 단계라 어떤 폭풍우가 몰아칠지는 모르지만, 서로의 생각을 알아가면서 이해해가는 과정들이 이어지는 홈드라마같은 구성이라, 큰 자극이 없는 치유계적인 스토리라는 점이 매력인 듯 싶네요. 그리고, 언니 하나노를 통해 이야기되는 직장여성의 어려움이나 겉으로만 봐서는 모르는 모녀간의 교감같은 것도 자연스럽네요.
3화분량뿐인 본편 외에 같이 실린 단편 '보통의 그녀'라는 작품도 꽤 즐겁게 읽었습니다.
남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스즈네. 그로 인해 교우관계로 그다지 좋지는 않습니다만(남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을 안 이상 자신의 마음도 읽힐 수 있겠다 싶어 유쾌하진 않겠죠), 그와는 아랑곳없이 좋은 교우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요시무라. 그리고, 스즈네가 마음을 읽을 수 없는 유일한 상대인 남자 이구치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죠. 저주 받은 능력이랄 수 있는 남의 마음을 읽는 능력이 통하지 않는 유일한 상대이기에 무슨 생각하는 지 모르겠어서 안절부절 못하는 스즈네의 행동이 귀엽달까요? 실로 엄청난 대인배인 요시무라라는 캐릭터도 엄청난 호감이고, 쿨해 보였지만 스즈네와 같은과인 이구치도 꽤 사랑스럽게 보였으니까요.
뭐 어쨌든 이 단행본에서 최고는 10편에 걸쳐 이어지는 '금붕어와의 생활'이라는 딸과 고생한 금붕어사육기였네요. 처음엔 육아스트레스때문에 고지라 모드였다가, 안정된 후 딸보다 더 불타오르는 작가분의 이야기가 재밌었어요. 경제권을 쥐고 있다는 힘으로 딸의 의견을 묵살하는 장면이라던지 ^^
연재가 상당히 드문드문인 작품이라 뒷권이 나오기에는 시간이 많이 걸릴 듯 싶지만, 여유를 갖고 볼 수 있는 스타일이라 언젠가 뒷 권이 나오면 즐겁게 맞이할 수 있을 것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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